"구내식당 맞아?"…고급식당 뺨치는 메뉴로 직원들 홀리는 이유

입력 2024-02-11 19:33   수정 2024-02-11 19:45


24시간 이용할 수 있는 맥주와 11가지 코너의 푸드코트까지… 게임회사들 사내식당이 밥 잘 나오는 것으로 입소문을 탔다. 때로는 랍스터(바닷가재)와 대게 한 마리가 통째로 올라간 메뉴도 등장한다. 회사 직원에게 무료 제공하는 식사지만 웬만한 고급식당 메뉴를 연상케 한다.
구내식당에 '랍스타' 등장…최대 11가지 코너 모두 '무료'
11일 업계에 따르면 넥슨은 점심 식사를, 엔씨소프트는 점심과 저녁을, 펄어비스·크래프톤 등은 세 끼 모두 임직원에게 무료 제공하고 있다.


높은 음식 퀄리티에 직원들 만족도도 매우 높은 편으로 알려졌다. 입맛과 취향을 고려해 단일 메뉴가 아니라 적게는 3가지에서 많게는 11가지 코너를 구비하고 있다.

엔씨소프트의 사내 식당 '엔씨푸트코드'에서는 선식과 샐러드를 포함해 총 11가지 코너가 제공된다. 한식, 양식, 건강식 등의 메뉴가 매일 새롭게 나온다. 엔씨소프트 직원 A씨(27)는 "메뉴가 샐러드 코너 포함해 여러 개 나오기 때문에 먹고 싶은 걸 골라 먹을 수 있어서 좋다"며 "선식이나 테이크아웃해 먹을 수 있는 메뉴도 많아서 그날 상황에 맞춰 선택해 먹고 있다"고 말했다.


'배틀그라운드' 등의 게임을 출시한 크래프톤 사내 식당 '키친 35'에서는 메인 메뉴 두 가지와 샐러드 코너를 제공하며 주로 A코너는 한식, B코너는 일식이 나온다.

넥슨 구내식당엔 지난해 연말 크리스마스 특식으로 랍스타가 등장했다. 해산물을 싫어하는 직원들을 위해 왕갈비탕도 함께 나왔다. 넥슨은 직원들의 다양한 입맛을 고려해 한식, 일품, 직화 등 메인 메뉴 3종과 건강식 선호 직원들을 위한 샐러드 코너와 도시락을 비치하고 있다.

'검은사막' 제작사인 펄어비스의 경우 '펄식당'으로 이미 온라인에서 유명세를 떨쳤다. 한식, 양식, 건강식 등 4코너로 운영 중이며 매월 1~3회 테마 특식을 직원들에게 제공한다. 올해 1월에는 신년을 맞아 소갈비찜과 해신탕, 영양밥, 제철 과메기 등을 선보였다.
24시간 이용 가능한 '맥주'…라면코너 인기
다양한 생맥주와 캔맥주를 24시간 이용할 수 있는 곳도 있다. 사내 무료 매점과 라면기계를 구비한 회사도 적지 않았다.


카카오게임즈의 경우 판교 사옥으로 옮긴 2018년부터 사내 카페에 생맥주 코너를 운영 중이다. 카카오 계열사 중 유일하게 생맥주 기계가 비치됐다. 맥주 종류는 직원 설문을 거쳐 주기적으로 바꾸는데 현재 '켈리'와 '구스아일랜드' 두 가지 맥주가 제공되고 있다. 직원들은 본인이 먹고 싶은 안줏거리나 음식을 배달해 함께 먹을 수 있다.

카카오게임즈 관계자는 "사내에 생맥주 기계를 비치한 건 남궁훈 전 대표의 생각"이라며 "게임회사 특성상 늦게까지 일하는 직원들이 즐겁게 회사를 다닐 수 있도록 하고, 회식 대신 소소하게 팀원들끼리 맥주 한잔을 하며 친목을 다질 수 있게 하기 위해 마련됐다"고 말했다.


크래프톤은 건물 35층에 맥주 냉장고를 마련했다. 이곳에서 논알콜을 포함해 총 11종의 맥주를 24시간 마실 수 있다. 사내 카페는 매주 수요일 저녁 바(BAR) 형태로 바뀌어 직원들이 무료 칵테일을 즐길 수 있고 안주류도 합리적 가격대에 이용할 수 있다.

모두 즉석 라면 코너도 구비했다. 크래프톤은 라면과 죽, 햇반, 부재료와 빵과 아이스크림까지 무제한 이용할 수 있으며 카카오게임즈 역시 약 7종의 라면과 함께 음료까지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사내에 많은 먹거리와 음식들이 있지만 라면의 인기가 높다. 직원들 반응이 가장 좋아 붐비는 코너 중 하나"라고 귀띔했다.
평균 근속 연수 4년…잦은 이직 막기 위한 '특단의 조치'
게임업계가 구내식당뿐 아니라 사내 카페 등 다양한 '먹거리 복지'에 주력하는 이유로는 업계 특성상 잦은 '이직'이 꼽힌다. 나이스평가정보에 따르면 지난해 엔씨소프트·넥슨·넷마블·크래프톤·펄어비스 등 국내 주요 게임사의 평균 근속연수는 4년에 불과하다. 평균 퇴사율도 24.4%에 달한다.

개발자 비중이 높은 게임사의 경우 주로 프로젝트 단위로 일을 수행한다. 한 프로젝트가 끝나면 다른 회사로 옮기는 사례가 많아 직원들을 붙잡을 '유인책'이 필요하다. 이 때문에 사내 복지에 공을 들이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사람의 상상력과 창의력을 바탕으로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사업이다 보니 직원 한 명 한 명을 자원으로 보고 있다"며 "더 좋은 근무 환경 마련이 업계의 과제 같은 느낌"이라고 했다. 이어 "커피 한 잔을 마실 때도 사내 카페를 이용하면 타 부서와 소통도 자주 할 수 있고 자유로운 환경에서 보다 편하게 업무에 집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지희 한경닷컴 기자 keeph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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